엘레나 아노소바 Elena Anosova
엘레나 아노소바는 다큐멘터리와 예술 사진, 영상, 아카이빙, 설치 작업을 하는 시각 예술가다. 바이칼호 인근 지역 출신으로 이르쿠츠크와 모스크바를 주 무대로 활동한다. 작가는 폐쇄된 기관, 작은 공동체, 고립된 상태의 삶 등과 관련해 장기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시베리아, 러시아 극북과 극동지역 및 발트해 국경지대의 집단 기억, 정체성에 관심이 있다.
하얀 시간 Sagaan Sag(White Time) (2013~2016)
올혼섬은 바이칼호 안에 있는 섬 중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섬으로 여름에는 시베리아 관광센터로 운영된다. 또한, 이 섬은 샤머니즘, 불교와 같은 다양한 종교의 성지이며 신석기 시대의 유적이 발견된 곳이다. 아노소바는 여러 해에 걸쳐 겨울마다 올혼섬 거주자들의 일상, 고대의 전통 및 역사와 관련된 사물들을 기록했다. 12월부터 1월까지 올혼섬은 얼음으로 뒤덮여 바깥세상으로부터 철저히 차단되고 러시아 본토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 된다. 한겨울 추위는 방대한 바이칼호의 수면을 만나 성운(星雲)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대기 조건을 형성하는데 이때 사람과 사물들은 변치 않는 성지의 풍경을 닮아 함께 겸허해진다. ‘Sagaan Sag’는 올혼섬에 사는 부랴트족의 언어로 ‘하얀 시간’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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